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572돌 한글날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렇게 남과 북이 달라진 것들을 서로 알고 다시 하나 되게 하는 일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번 한글날 기념식을 국경일로 격상된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야외에서 여는 이유는 한글날을 국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 총리는 “세종대왕께서 한글과 땅을 주셨을 때 우리 겨레는 하나였다”며 “그러나 세계냉전은 겨레와 땅을 두 동강 냈으며 조국분단 70년은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남과 북에서 달라지게 바꾸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이 총리는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 등) 이런 일이 쌓이고 또 쌓이면, 남과 북이 세종대왕 때처럼 온전히 하나 되는 날도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믿는다”며 “겨레의 말과 글을 지키고 다듬으며 가꾸는 것도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이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한류열풍이 세계인에게 한글 보급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 총리는 “이미 한글은 우리만의 글이 아니다.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2007년에 세 개 나라, 열세 곳에 문을 열어 한글을 가르친 세종학당이 올해까지 쉰일곱 개 나라, 백일흔네 곳으로 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함께 부른다”며 “정부는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께 문화훈장을 드리기로 어제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리는 “우리 조상들은 유라시아 동쪽 끝에 터를 잡아 나라를 이어주셨다”며 “우리나라는 큰 나라가 아니지만 세계는 우리를 작은 나라의 작은 민족으로 결코 얕보지 못한다. 세종대왕께서 주신 우리글과 땅이 크나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세상에는 약 3000개 민족이 7000가지의 말을 쓰며 산다고 한다”며 “세상의 글자는 마흔 가지뿐인데 마흔 가지 글 가운데서도 누가, 언제,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확실한 것은 한글이 거의 유일하다”고 얘기했다.
이 총리는 “그래서 한글은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 인류가 자랑스럽게 지키고 가꿀 자산이다”며 “그것을 세계도 인정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와 함께 이 총리는 “일제강점기에는 한글로 겨레의 얼을 지키고 일깨웠다”며 “해방 이후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것도 국민의 문자 해독률이 높았기에 가능했고, 그것은 한글 덕분이다”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