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어제 폼페이오 장관과 같이 갔던 미국 측 인사들의 얘기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만난 총 시간은 5시간 30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외신 보도와 맞춰보면 오전에 2시간, 점심 1시간 30분, 오후에도 2시간가량 접견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 무게를 두고 충분한 시간과 성의를 다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나와 있는 사진에서도 나와 있지만 오전과 오후 2시간씩 면담에는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통역 이렇게 셋만 있었다고 한다”고 얘기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심도 있게 허심탄회하게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풍계리 핵 참관 요청과 관련해 동창리나 영변 얘기가 나온 것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 대변인은 “풍계리에 사찰단이 갈 예정이라고 어제 폼페이오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는 점은 확인해 주겠다”며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미 국무부와 북한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라 우리 정부가 먼저 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중·북러·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 폼페이오 장관 면담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새로운 질서라는 표현을 쓰시면서 말씀했는데 대통령께서 직접 원고를 쓰신 것이라 여쭤보지 못했다”며 “참모로서 대통령이 그렇게 쓰시게 된 과정에는 최근 러시아 상원의장 등과의 접견 과정 등 여러 통로를 통해서 얻은 정보에 바탕 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도 지금 남북문제, 또는 북미 문제 이렇게 국한된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고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전반적으로 동북아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국가의 어떤 세력, 균형에 있어서 완전히 그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취지에서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유럽은 89년 붕괴 이후 냉전체제가 종식됐는데 그 뒤로 30년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나라와 동북아에 남아 있는 냉전체제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취지의 말씀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