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IT 기업 중 하나이자 글로벌 메이저 PC 생산업체인 레노버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 하드웨어에 ‘스파이 칩’을 심어놓았다는 파문에 휘말려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레노버 주가는 이날 홍콩증시에서 장 초반 전일 대비 약 23% 폭락했다. 홍콩 시간으로 오후 1시 현재 레노버 주가는 17% 빠진 4.93홍콩달러에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전날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애플 데이터센터가 쓰는 장비에 스파이 칩이 장착돼 중국 정부 해킹에 이용됐다고 폭로한 것이 레노버 매도세로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문제의 칩은 중국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 제품에 장착됐다.
레노버는 문제의 블룸버그 보도에 거론되지 않았다. 레노버는 이날 성명에서 “슈퍼마이크로는 우리의 공급업체가 아니다”라며 “또 우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공급망의 지속적인 안전을 위해 폭 넓은 조치를 취했다”고 항변했다.
그럼에도 중국 기업이라는 뿌리가 레노버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CNBC는 풀이했다. 모틀리풀의 레오 선 테크·소비재 스페셜리스트는 “레노버는 중국 기업으로서 많은 미국 기업 고객에 PC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타격을 피할 수 없다”며 “기업들은 안전을 위해 (휴렛팩커드와 같은) 미국 PC 제조업체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로부터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도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10% 이상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