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율주행 기술 등 이동 서비스 부문에 초점을 맞춘 새 회사를 공동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자율주행차량 개발은 물론 이를 이용한 공유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 공동 출자 회사의 명칭은 ‘모넷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ies)’로 정해졌다. 새 회사는 연내 사업을 시작한다. 출자 비율은 소프트뱅크가 50.25%, 도요타가 49.75%다.
도요타는 서비스를 위해 자율주행차인 ‘이-팔레트’를 개발하고 제공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이-팔레트를 자율주행 택시뿐만 아니라 이동식 점포나 무인 택배 차량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초반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종합적인 이동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6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업체 ‘그랩’에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출자한다고 밝혔으며 8월에는 미국 우버에 5억 달러를 출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세계 주요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에 출자했다. 우버에는 8000억 엔(약 7조9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과 그랩에도 투자했다.
양사는 차량공유서비스 외에도 데이터 분석 등을 함께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기업의 제휴를 계기로 자동차 신기술 서비스를 둘러싼 합종연횡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일본 혼다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을 잡는다고 밝혔다. 혼다는 자율주행차를 전담하는 GM의 자회사인 GM크루즈홀딩스에 2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혼다와 GM은 세계 최대의 연합을 구성함으로써 차세대 기술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나갈 셈이다. 혼다와 GM의 세계 판매 대수를 합하면 연 1500만 대에 육박하는데, 이는 세계 판매 수위를 다투는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뛰어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거래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와 함께 자율주행차 기술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GM의 지위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혼다가 이번에 투자한 GM크루즈홀딩스는 GM이 2016년에 약 1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회사다. 혼다는 우선 7억5000만 달러를 즉각 투자하고, 향후 12년간 2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혼다는 GM크루즈 지분 5.7%를 확보하게 된다.
혼다는 그동안 독자적인 기술로 차량을 개발해왔다고 자부했으나 앞으로는 외부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GM과의 제휴가 그 첫걸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