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5만원권)은 이제 가장 흔한 돈이 됐다. 발행규모 90조원·18억장을 2개월 연속 지속하며 역대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화폐발행잔액 대비 발행비중도 82%에 육박하며 6개월째 사상최대치 행진을 이어갔다.
돈이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누적환수율도 50%에 바싹 다가서며 5개월째 역대최대치를 보였다. 비자금이나 뇌물 등으로 쓰일수 있다는 검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는 셈이다.
발행장수 기준으로는 전달보다 500만장 증가한 18억500만장이었다. 이 또한 사상 최대치로 직전 최대치는 2월 18억400만장이었다. 반면 만원권은 잔액기준 1409억9900만원 감소한 14조8535억6700만원, 장수기준 1400만장 줄어든 14억8500만장에 그쳤다.
2017년 현재 인구수가 5142만2507명인 점을 감안하면 한명당 5만원권을 35.1장꼴로 갖고 있는 셈이다.
총 화폐발행잔액은 1103억3300만원 늘어난 110조5847억8300만원(기념주화·은행권 제외 110조4506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잔액에서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1.63%(기념주화 및 은행권 제외시 81.72%)에 달했다.
2009년 발행이후 현재까지 5만원권 누적환수율은 48.80%를 기록했다. 올들어 8월까지 환수율도 76.02%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환수율(61.39%) 보다 많은 것이다.
환수율이란 시중에 풀린 발행액 대비 한은에 돌아온 환수액 비율을 의미한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돈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가는 등 요인에 따라 돈이 잠기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2014년 하반기 이후 5만원권 공급이 늘어난데다 민간 수요가 충족되면서 공급 부족을 우려한 가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은측 설명이다. 또 2015년부터 한은이 만원권 제조화폐 배정시 5만원권 입금실적을 반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8월 현재 만원권의 누적환수율은 98.84%를 기록 중이다. 2015년 이후 98%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5만원권 누적환수율이 더 늘어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한은 관계자는 “휴대 편리성에 5만원권이 많이 쓰인다고 봐야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고액권 비중도 90% 안팎”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급증가와 함께 화폐배정 정책을 개편한 것도 5만원권 환수율을 높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