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대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여전히 자살인 것으로 나타나 국가적 차원의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다만 고령층의 자살 사망률이 감소하면서 전체 자살 사망률도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7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8만5534명으로 전년 대비 4707명(1.7%) 늘었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이하 사망률)은 557.3명으로 전년 대비 7.9명(1.4%) 증가했다. 이는 1992년(539.8명) 이래 최대치다. 인구 고령화로 90세 이상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사망원인별 사망률은 악성신생물(암)이 153.9명으로 가장 높았고, 심장질한(60.2명), 뇌혈관질환(44.4명), 폐렴(37.8명), 고의적 자해(자살, 24.3명)가 뒤를 이었다. 이 중 암 사망률은 꾸준히 증가 추세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15.8명 증가했다.
반면 자살 사망률은 2016년 25.6명에서 지난해 24.3명으로 1.3명(0.5%) 감소했다. 2011년 43.3명으로 정점을 찍고 매년 감소 추세다.
자살률 감소 배경에 대해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12년에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설치됐고, 이후 자살 예방과 관련해 여러 가지 사업과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며 “또 자살은 베르테르 효과로 유명인의 자살이 증가하면 함께 증가하는데 유명인의 자살이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령대별로는 기존에 자살 사망률이 높았던 60대에서 감소하고 있다”며 “60대에 대해서는 농약의 판매와 보관을 금지하는 등 자살 수단을 분석해 사전에 예방하는 정책들을 펴고 있고 최근에는 기초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자살률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10~30대의 자살 사망률은 여전히 위험 수위다. 20대는 자살이 전체 사망원인의 44.8%를 차지했고, 30대는 자살 사망률이 24.5명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에 가까웠다. 순위로는 36개 국가 중 2위에 해당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사망원인은 성별·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성별로는 1~4위까진 동일했으나, 5위부터 남성은 자살, 운수사고 추락 등 사망의 외인에 따른 사망률이 높았고, 여성은 고혈압성 질환과 알츠하이머병, 패혈증 등 만성질환 관련 사망률이 높았다. 특히 10대 사망원인에 포함되지 않은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남성이 9.4명으로 여성의 7배에 달했다.
시·도별로는 제주의 호흡기결핵(1.0명), 당뇨병(6.9명), 고혈압성 질환(2.1명), 심장질환(26.1명), 뇌혈관질환(18.7명) 등 만성질환 관련 사망률이 타 지역보다 최대 3.5배 낮았다. 반면 전남의 운수사고 사망률(15.0명)은 서울의 3.5배에 달했고, 충남의 자살 사망률(26.2명)은 세종의 두 배 가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