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반려동물용품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바램시스템’에 30억 원을 투자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회사는 로봇 연구·개발을 함께했던 동료들이 합심해 2008년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집에 홀로 남은 반려동물이 걱정되는 소비자를 위해 움직이는 CCTV(폐쇄회로TV) ‘앱봇라일리’를 만들었으며, GS홈쇼핑이 운영하는 데이터홈쇼핑 ‘GS MY SHOP’에 론칭해 판매 중이다.
GS홈쇼핑은 바램시스템 외에도 B2C·C2C, 플랫폼 등 커머스 영역을 비롯해 검색, 콘텐츠, 마케팅, O2O, 소셜네트워크 등 다방면에 걸쳐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높은 국내 스타트업들에는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중소 상공인 기반 데이터 사업을 하는 ‘제로웹’, 모바일 마케팅 성과 분석툴을 서비스하는 ‘ab180’, 2시간 내 반려동물 사료 배달 서비스를 하는 ‘펫프렌즈’, 다이어트 코칭 전문 서비스 ‘다노’ 등이 대표적이다.
GS홈쇼핑이 2011년부터 투자한 국내외 벤처·스타트업은 400여 개나 된다. 한국은 물론 북미,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을 아우르고 총 투자 금액은 2800억 원에 달한다. 작년 8월에는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메란티 펀드에 3000만 달러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동종 업계에서는 GS홈쇼핑이 TV홈쇼핑 회사가 아니라 벤처캐피털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투자와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 벤처캐피털이나 기업과는 투자 성격이 다르다. GS홈쇼핑은 단순 투자 수익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GS홈쇼핑이 가진 역량을 스타트업에 적극 이전하고, 꾸준한 파트너십과 협력을 통해 서로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GS홈쇼핑의 이러한 투자를 가능케 하는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허태수 부회장의 경영관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업계에서는 LG투자증권 부장으로 LG그룹에 입사한 그의 이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한다.
허 부회장은 “스타트업의 열정과 대기업의 인프라가 만날 때 미래 시장을 이끌 힘이 탄생할 것”이라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성장 전략이다. 우수한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 교류 협력이 GS홈쇼핑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은 물론 스타트업 시장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시너지는 이미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산업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올해 3조 원을 돌파해 2020년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 GS홈쇼핑은 ‘펫프렌즈’, ‘도그메이트’, ‘펫픽’ 등 투자사들과 함께 모바일 ‘반려동물 전용관’을 선보였다. 펫프렌즈는 ‘2시간 내 배송 서비스’(서울 지역)를 제공하고 도그메이트는 ‘펫시터 이용권’을 판매한다. GS홈쇼핑은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를 제고해 앞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한 반려동물 생애주기에 맞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