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해제땐 ‘신경제’ 탄력…이재용 첫 방북, 재판 영향 관심
이번 정상회담의 관전포인트는 세 가지다. 경제인이 대거 동행하는 만큼 정부의 경협 논의를 통해 정부의 신경제구상이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지와 북한의 비핵화 진전으로 종전선언의 물꼬를 틀지, 남북정상회담에 처음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 등이다. 두 정상의 첫 만남과 정상회담 주요 일정이 생중계되는 등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우선 남북 경협과 관련해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경제인 17명이 포함됐다. 역대 정상회담 중 가장 많은 경제 인사다.
이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본격화하고 남북 경협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대기업 회장 중 유일하게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것으로 남·북·러 가스관 연결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이번 방북이 ‘경제외교 무대’ 데뷔전으로 남북 경협의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등 경협 관련 경제인이 대거 포함됐다.경제인들은 북한의 경제부총리 면담도 잡혀 있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물론 변수도 있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뤄지고 있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경협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북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해 바로 경협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도 눈길이 간다.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방북길에 오른다. 현재 재판 중인 이 부회장이 방북단에 포함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재판은 재판, 일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이 경협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재야 쪽에선 “면죄부를 주는 것이냐”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향후 재판의 향배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이 진행 중인 미래 핵 폐기와 더불어 현재 보유한 북한 핵 폐기 등 비핵화의 진전을 이끌어낼지도 관심사다. 북미 간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이 핵 폐기를 이끌어낸다면 이르면 10월 2차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종전선언까지 내다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등도 김 위원장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 일정에서 4·27 정상회담에서의 도보다리 회담과 같은 역사적 장소에서 두 정상이 얘기를 나눌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개성공단 현장이나 금강산, 개마고원 등을 함께 찾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