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사진> LS그룹 회장이 오는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가 남북경협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고, 구 회장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정부와 기업 간 다리 역할도 하고 있어 방북단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방북단의 경제계 인사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남북경협 사업의 대표 격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삼성, LG,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과 대북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LS를 비롯해 두산,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GS그룹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남북경협은 전력·철도·도로 등 인프라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 등 북한 경제 재건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핵심사업 대부분이 LS의 사업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LS그룹은 전력·통신 인프라와 철도, 가스 등 기간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LS그룹 내부도 대북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 LS전선, LS산전, 가온전선, LS-Nikko동제련, E1 등 LS 계열사들은 올해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이 거론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기획부서를 중심으로 남북경협 확대에 따른 사업성 등을 스터디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전망에 대한 외부 컨설팅도 받고 있다.
LS의 달라진 위상도 구 회장의 방북 가능성을 높인다. 2000년과 2007년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2000년 당시에는 LS는 LG와 분리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2007년에는 LS 지주회사가 출범되기 전이었다. LS는 2003년 LG로부터 분리됐고, 2008년 지주회사를 출범했다. 1·2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재계의 위치나 영위하는 사업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또 구 회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으며, 정부와 기업 간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발을 맞추면서도 경제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유연한 재계 인사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은 남북 화해 시대에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수혜 기대 기업으로, 경협의 우선 단계로서 전력인프라 지원 시 전선과 산전 부문의 역할 클 것”이라며 “정·재계를 아우르는 구 회장의 인맥과 역할도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