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추석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3일 추석을 앞두고 95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1.9%가 자금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8.4%에 그쳤다.
매출액 규모로 살펴보면 매출액이 적을수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하는 업체가 많았다.
자금 사정 곤란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내수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67.5%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 대금 회수지연(32.1%), 원자재 가격 상승(29.9%)이 뒤를 이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애로를 겪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23.1%에서 6.8%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내외 원자재 가격의 2016년 이후 상승 여파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되며 향후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8700만 원으로 지난해(2억 3900만 원)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족한 금액은 9400만 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33%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 대비 추석 자금 수요가 4800만 원 증가했으나 자금 확보율(67.0%)은 5.9% 낮아지면서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은 전년 대비 악화됐다.
업종별로는 도매 및 소매업의 추석 자금 확보율이 54.0%로 가장 낮았다. 이는 매출 감소와 최근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족한 추석 자금 확보를 위해 ‘납품대금 결제연기’(47.6%), ‘납품대금 조기회수’(43.1%)를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 부족이 거래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중소기업중앙회는 밝혔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5.1%로 지난해 30.6%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물적 담보요구(32.9%), 고금리(31.8%),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29.2%) 등을 꼽았다. 금융권의 물적 담보요구는 담보 여력이 부족한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여전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서 ‘지급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5.8%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지급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는 29.7%였다. 추석 상여금(현금) 미지급 응답 사유 중 ‘경영 곤란 미지급’(14.3%)은 ‘연봉제로 미지급’(15.4%) 응답 보다는 낮지만 전년 대비 3.9%p 증가해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현실이 반영됐다.
지급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정액 지급 시 1인당 평균 66만6000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나빠졌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라 어려워진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이 조사에서 다소간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감소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자금 지원 정책을 확대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