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이후 감리가 과도하게 강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감리선진화 TF의 개선 결과가 발표되면 비슷한 사고 방지를 위해 절차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윤경식 한공회 상근감리조사위원장은 “한공회의 기업공개(IPO) 회사에 대한 심사감리는 전기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현대오일뱅크 등의 상장이 지연되는 원인이 한공회의 감리 강화라는 업계 반응이 잇따르자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명한 것이다.
윤 위원장은 “일각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이후 상장 예비 기업에 대한 감리가 강화됐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감리 대상은 원칙적으로 상장사에 한정된다. 비상장사 감리는 한공회에 위탁해 처리한다. 이에 IPO 기업 역시 한국거래소에서 금감원으로 공개심사청구 예정법인 명단을 보내고 이것을 한공회에 접수하면 감리대상을 선정해 착수한다.
청구법인 중 감리를 받게 되는 선정률은 60% 수준이다. 한공회 측은 “이는 예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감리 대상 기업이 늘었다거나 선정률이 높아지지 않았다”며 “IPO 회사에 대한 감리는 원래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공회 감리는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단, 심사감리에서 추출된 특이사항이 타당한 근거에 따라 설명되지 않으면 회사의 소명절차나 이후 회계기준위반에 따른 조치 등으로 감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한공회가 아직은 감리 강화와 관련해 선을 긋고 있지만 오는 10월 중 현행 감리체제에 대한 개편안이 나올 경우 실제로 감독이 깐깐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회계감리 선진화 추진단’을 발족하고 감리위원 구성 변경과 금융위원회 내 회계감독팀 신설 등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상장예정법인에 대한 회계 감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한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는 “비상장사여도 자산규모가 웬만한 상장사 이상인 대기업이 상장할 때는 감리를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이 맞다”며 “삼성바이오 사태로 주가가 출렁인 것을 보면 철저한 감리가 IPO 발목을 잡는다고 표현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