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북한 국적 해커 박진혁을 2014년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혐의로 기소하고 그와 그가 소속된 회사 조선엑스포합영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지난달 22일 북한 정제유 환적 선박에 제재를 가한지 15일 만에 내려진 대북 독자 제재다.
이날 트레이시 월키슨 미연방검찰청 검사는 “우리는 북한 정부를 대리해 전 세계에서 정교한 사이버 공격을 한 혐의로 북한 프로그래머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성명에서 “북한이 불법적인 수익을 위해 제재를 위반하고 세계 사이버보안을 훼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혁은 2014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희화한 영화 ‘인터뷰’가 개봉한 뒤 북한이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사건과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 8100만 달러(약 910억 원)의 손해를 입힌 해킹,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가 배치되기 전에도 록히트마틴으로부터 관련 파일 해킹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해당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 법무부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월키슨 검사는 “172페이지의 진술서는 북한 정부 지원을 받는 북한 사람들이 관련 범죄에 책임이 있음을 명백히 입증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소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신념에 대해 “감사드린다. 우리는 그 목표에 함께 다다를 것이다”고 트위터에 쓴 지 불과 몇 시간 뒤 발표됐다. 비핵화 협상과 북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는 별개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