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자산운용사 캐피털 그룹이 3조 원어치가 넘는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반도체 호황 지속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황 장기화쪽에 베팅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캐피털그룹은 SK하이닉스 주식 3676만8637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3조 원이 넘는 규모다. 캐피털그룹은 SK하이닉스 주식 5%를 넘겨 지난달 29일자로 신규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 자본시장법상 5% 이상 주주만 공시 의무가 있다. 다만 캐피털그룹은 경영참가목적은 없다는 확인서를 함께 제출했다.
캐피털그룹이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한 것은 반도체 업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가 5% 이상 지분을 매입한 대주주에 더 강력한 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이른바 ‘5% 룰’을 무릅쓰고 투자를 단행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일은 아니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점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 등 미국계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같은 미국계 운용사들은 SK하이닉스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도 지난 5월 공시를 통해 SK하이닉스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