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비행기 타고 가시네"
40℃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8일 인천 연안부두 앞. 장례 버스 안 상주는 4kg의 재로 변한 고인의 유골을 조심스레 가슴에 품어 안았다. 상주의 뒤를 따라 유족 20여 명이 버스에서 내려 인근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에서 고인과 영원한 작별을 위한 마지막 절차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상주가 고인의 유골을 한 줌 쥐어 드론에 장착된 특수 제작 유골함에 담았다. 직계 가족과 친인척, 지인들이 차례로 나와 한 줌씩 유골함에 담는다. "잘 가세요." "좋은 곳으로 가세요." 고인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였다. 상주가 마지막으로 남은 유골을 드론 유골함에 담자 구 대표는 유골함을 굳게 닫았다.
강한 태양이 초록색 방수 페인트가 발린 옥상으로 그대로 내리쬐었다. 그야말로 '찜통'이었지만, 유족들은 찰나 놓칠세라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았다. 고인의 유골이 담긴 드론이 옥상 바닥에서 점점 떠올라 날아가더니 이내 작은 '점'으로 변했다.
드론이 인천 바다를 비행한 지 5분여 흘렀다. "이제 고인을 바다에 뿌려드리겠습니다." 구 대표가 원격으로 유골함을 열자 고인의 유골이 순식간에 바다로 뿌려졌다.
이날 바다로 돌아간 고인의 장지는 인천 앞바다 N37도 27.15′27, E126도 33.54′62다.
'장례(葬禮)'는 고인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의식이다. 고인을 온전히 땅속에 묻는 토장(土葬), 불태우는 화장(火葬) 등이 현재 가장 보편화 된 장례문화다. 하지만 점차 인식이 변화하며 자연장(自然葬)이나 수목장(樹木葬) 등 새로운 장례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중 해양장(海洋葬)은 자연장의 한 종류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장례 의식이다. 드론엔씨는 배가 아닌 드론을 활용한 '드론 해양장' 업체로써 지방 항공청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특허 출원 중인 이 업체는 드론에서 송출된 실시간 영상 및 녹화영상을 유족에게 제공하며 삼우제 및 49재에 고인을 기리는 추모비행도 가능하다. 한편, 12세 미만 어린이의 장례는 무상으로 서비스한다.
오승현 기자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