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전년 대비 30% ‘뚝’ =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5.2% 감소한 9669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819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3% 줄어든 금액이다. 현대카드(774억 원, 전년 대비 40.8%↓)와 하나카드(516억 원 31.3%↓), 비씨카드(709억 원, 23%↓), 롯데카드(546억 원, 10.8%↓) 등도 고전했다.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된 곳은 KB국민카드(1686억 원, 9.8%↑)와 우리카드(676억 원, 9.2%↑) 두 곳뿐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상반기 신한카드 회계기준 변경 과정에서 생긴 일회성 수익(3600억 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세금 환급(495억 원), 하나카드의 채권 판매 수익(305억 원)이 빠진 것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카드사 이익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수익과 올해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받은 배드뱅크 배당금(390억 원)을 제외하고 비교했을 때, 경상이익이 9.3% 줄었다.
현대카드 역시 지난해 세금 환급액을 빼면 올 상반기 순이익이 5% 감소했다. 국민카드(캠코 채권매각 이익+희망퇴직 비용)와 우리카드(배드뱅크 배당금)도 장사로 번 돈만 따져보면 각각 2.5%, 6.3% 줄었다.
A카드사 관계자는 “편의점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품목이 담배인데, 당정이 편의점 점주들의 요구에 담뱃세 부분을 매출 인상분에서 제외하려고 한다”며 “이 경우 카드사들은 최대 1800억 원에 가까운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정 업종만 세금을 떼고 받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주류, 유류세 등 다른 품목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면 카드사 추가 손실은 최대 35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사 직원, 3년간 1466명 떠났다 = ‘아사’에 내몰린 카드사들은 직원들을 내보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직원수는 6월 기준 총 1만164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만1874명)보다 225명 줄었다. 2015년(1만3115명)과 비교하면 1466명이나 일자리를 잃었다.
대규모 감원은 2015년 말~2016년 초에 집중됐다. 2016년 초 중소ㆍ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가 각각 0.8%, 1.3%로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다. 1년 만에 회사를 떠난 직원만 1000명이 넘는다.
카드사 감원 바람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KB국민카드는 7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신한카드 역시 2015년 170여 명의 희망퇴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드 모집인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이 같은 고용 한파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비대면 채널 강화로 인해 카드 모집인의 영역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 모집인 수는 2016년 말 2만2872명에서 지난해 말 1만6658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6월 말에는 1만5000명으로 줄었다.
이 관계자는 “모집인은 여전히 주요 채널 중 하나”라며 “하지만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면 모집인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