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이어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도 최종 마무리됐다. 2분기 들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면세점 업계는 이제 시내점과 공항점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포공항 주류·담배 면세점 사업권을 호텔신라가 따냈다. 임대 기간은 5년으로 연간 매출은 608억 원으로 추산된다. 호텔신라는 인천·홍콩 첵랍콕·싱가포르 창이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인천공항에 비해 규모와 영업요율 등에서 매력이 적을 것이라 평가받았던 김포공항점이었지만 의외로 면세점 빅3를 포함해 4개 사가 입찰에 뛰어드는 경쟁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만 해도 공항 면세점은 업계가 그다지 탐내지 않은 곳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등으로 중국인 방문객이 감소하는 등 침체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높은 임대료와 떨어지는 실적으로 인해 공격적인 매장 확보를 망설였다. 지난해 4월엔 인천공항 DF3 구역이 유찰됐고 11월에는 양양공항점이 유찰되기도 했다.
상황은 올해 2분기 들어 급반전됐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9조1994억 원으로 집계됐다.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1조549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680% 오른 64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시내 면세점 매출이 54% 성장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호텔신라 측은 “국내 시장은 7월 성수기와 10월 중국 중추절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6월 그랜드 오픈한 홍콩공항 면세점의 실적 개선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면세점도 2분기에 웃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DF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32.2% 증가한 4446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26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천공항점 입찰에도 성공했던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7월엔 강남점을 열며 시내 면세점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객단가가 높은 개별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럭셔리 슈즈와 액세서리, 시계 카테고리를 강조하는 등 차별화를 줬다. 지난해 약 1조3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명동점까지 더해져 시내점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사드 영향 완화, 시내 면세점의 활약 등이 더해져 2분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공항점의 입찰이 마무리된 가운데 면세점들의 공항점과 시내점 간의 협력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측이 유찰을 막기 위해 중복 낙찰을 허용하는 등 진입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며 “시내점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공항점에 들어가면 홍보·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