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는 16~17일 이틀간 사조산업 주식 5873주(0.12%)를 3억여 원에 장내에서 사들였다.
사조시스템즈는 올해 6월부터 사조산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3개월에 걸친 주식 매수를 통해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율은 23.75%에서 25.48%로 2%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사조시스템즈가 쏟아부은 돈만 53억 원에 달한다.
사조시스템즈는 1982년 설립된 사조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로 부동산 임대와 용역 경비, 전산업무 용역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가 최대주주(39.7%)다. 아울러 이 회사는 사조그룹의 주력사인 사조산업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즉 사조그룹은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오너 3세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 작업이 사실상 완료된 상태이며 최근의 주식 매수는 지배력을 좀 더 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래전부터 경영 승계를 준비한 사조그룹의 지배력은 주지홍 상무의 사조인터내셔널, 차남 고(故) 주제홍 사조오양 이사의 사조시스템즈로 양분됐다. 하지만 2014년 주 이사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주 상무를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주 상무는 주 이사가 보유했던 사조시스템즈 지분 53.3% 전량을 상속받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상속세는 사소시스템즈 주식으로 물납했다.
주 상무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사조시스템즈는 2015년부터 사조산업 지분을 확보했다. 그해 8월 주 회장이 보유한 지분 10%를 매입했고 사조시스템즈 자회사인 캐슬렉스제주도 사조산업 지분 3%를 사들였다. 이듬해에도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 주 상무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율은 31.62%까지 늘었다. 이와 함께 2015년 12월 사조인터내셔널을 사조시스템즈에 흡수합병시키면서 사조시스템즈에 대한 주 상무의 지배력도 강화됐다. 기존 지분은 30.8%였으나 합병 이후 39.7%로 증가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이와 관련해 주 상무를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은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사조시스템즈는 그룹 내 계열사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한다. 2012~2013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웃돌기도 했으며 최근 5년 동안은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6~2017년 300억 원대의 매출과 7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만 20%를 웃돈다.
사조그룹은 그룹 자산총액이 5조 원에 미달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경영 승계 과정을 두고 편법 상속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5월에는 국세청이 세무조사까지 착수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