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시안 게임 축구 8강전이 있는 날이다. 이란과의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둔 여세를 몰아 우리 선수들이 오늘도 잘 싸워 주길 간절히 바란다.
축구는 蹴球라고 쓰며 각 글자는 ‘찰 축’, ‘공 구’라고 훈독한다. 글자 그대로 공을 차는 것이 축구인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蹴球라고 하지 않고 足球라고 한다. 물론 蹴球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일상의 언어로는 足球를 사용하고 있다.
‘foot ball’을 우리는 ‘찬다[蹴]’에 초점을 맞춰 ‘蹴球’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중국은 신체 부위인 ‘발[足]’에 초점을 맞춰 ‘足球’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핸드볼도 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중국에서는 수구(手球·手:손 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공을 보내는 동작에 주안점을 두어 ‘송구(送球·送: 보낼 송)’라고 번역하여 사용한다. 이 또한 중국은 신체 부위, 한국은 동작 중심으로 번역한 예이다.
우리가 ‘foot ball’을 蹴球라고 번역한 데는 동아시아 공통의 놀이이자 우리나라 전통 민속놀이인 축국(蹴鞠)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鞠’도 ‘공 국’이라고 훈독하는 글자인데, 오늘날의 축구공처럼 ‘가죽(革:가죽 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革’이 붙어 있다. 가죽 주머니로 공을 만들어 그 안에 겨나 털, 또는 공기를 넣어 발로 차던 놀이가 바로 蹴鞠인 것이다.
축국과 관련하여 ‘삼국사기’에는 김유신이 김춘추와 축국을 하다가 일부러 김춘추의 옷고름을 밟아 떨어뜨린 후 누이동생 문희(文姬)를 시켜 옷고름을 달아주게 함으로써 인연을 만들어 김춘추를 매제(妹弟)로 삼는 결과를 얻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축구 역사가 축구 종가로 불리는 영국의 축구 역사보다 훨씬 길다고 할 수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蹴鞠의 자부심을 살리고 거기에 현대 축구의 기술과 전략을 닦는 노력을 더하여 우리 선수들이 승리에 승리를 거듭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