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비건 포드 부사장을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했다며 “다음 주에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은 아직 예정돼있지 않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소개하며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포드의 전 세계적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외국 정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며 “미국을 위해서 같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현재 포드의 국제관계 부사장이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보좌했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한때 비건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비건 대표와 폼페이오 장관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3차 회담에서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불발되면서 북미 간 불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감시할 수 없는 상황에 불만을 제기하며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차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3일 이후로 해체 활동이 포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더불어 종전 선언에 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북한과 미국이 종전 선언과 핵무기 보유 목록 공개를 맞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고 폼페이오 장관도 ‘최종적으로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종전 선언을 바탕으로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 사임 후 5개월간 공석이었던 자리가 채워지면서 대북 협상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비건 신임 대표는 “힘든 협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열었다”며 “북한 주민들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가능한 모든 기회를 잡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