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부업체가 터키 리라화 급락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으로 일본계 대부업체 산와머니(회사명 산와대부)가 투자한 대규모 터키 리라화 표시 채권의 평가손실 인식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산와대부는 5월 약 16억 리라화(당시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리라화 표시 채권에 투자했다. 투자 채권은 모두 유럽투자은행(EIB), 세계은행(IBRD), 국제금융공사(IFC)가 발행해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를 받아 신용(부도)위험은 낮은 채권이다. 하지만 환헷지 없이 투자해 환율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 우려를 사고 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에 따르면 리라화가 급락하면서 산와대부의 해당 채권 예상 장부가액은 14일 기준으로 2700억 원이다. 평규손실 규모는 투자금의 32%인 약 1230억 원에 달한다. 산와대부가 리라화채권에 투자한 5월 리라화 평균환율은 243.51원이었는데 지난 14일에는 79.9원(32.8%)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이번 투자 규모는 산와대부 자기자본의 약 30%에 달할 정도로 단일 투자 건으로는 규모가 컸다. 산와머니의 최근 3년 동안 평균 영업이익은 1837억 원이다. 1년 영업이익의 67% 해당하는 자금이 환율 충격으로 증발될 위기에 놓이게 된 것. 산와대부는 1년에 한번 결산실적을 공시할 때 이번 평가손실을 반영하게 된다.
다만 여 연구원은 해당 리라화채권의 평가손실이 실제 투자손실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단기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산와대부가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완충력과 유동성 대응능력을 갖고 있어 이번 투자 손실이 단기 신용등급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위험자산투자성향과 위험 관리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산와대부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는 환율급락에 따른 평가손실을 말하는 것이지, 실제 손실이 아니며 환율이 안정화되면 평가손실액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