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와 폭우가 반복되면서 아시아 전역이 시름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런 비정상적인 날씨가 아시아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피해가 컸다. 베트남은 지난달 홍수와 산사태로 3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 닛케이는 잇따른 자연재해로 베트남 경제가 올해 25억8000만 달러의(약 3조 원)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베트남은 지난해에도 이상 기후로 피해를 입었지만, 올해 손실액은 전년 대비 5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오스 남부에도 일일 강수량이 최대 10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아타푸주에서는 10억 달러를 투입한 댐까지 붕괴하면서 수백 명이 실종되고 6600여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댐을 포함한 전력 생산 프로젝트가 라오스 기후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라오스 정부는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라오스 수력 발전에 투입된 외국자본만 66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도의 살인적인 더위는 2015년 이래로 35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닛케이는 이상 고온으로 2050년까지 인도 GDP의 2.8%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키스탄도 이미 4월 기온이 50도를 넘어서면서 섬유 산업을 강타해 면화 생산량에 타격을 주고 있다.
동북아도 예외는 아니다. 유엔은 기후 재난으로 올해 한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1조 원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기온은 점점 오르고 있다. 근 10년간 극심한 더위와 폭우로 2만 명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지난달 초 닷새 동안 계속된 서남부 태풍에 의한 폭우로 210여 명이 사망하고 곧바로 찾아온 열파로 13명이 사망했다. 일본 정부는 홍수와 산사태 등 피해 복구에 예산 24억 달러를 풀 계획이다.
나아가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폭염 대책으로 ‘2시간 섬머타임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2년간 표준시간을 점진적으로 앞당겨 2020년 6~8월 사이 아침을 두 시간 정도 이르게 시작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한 시스템 확충도 추가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폭염과 폭우에 농산물 피해가 심했다. 배추와 무 등 주요 작물이 타격을 입으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7월 중순 배추 가격은 전년 대비 28%나 뛰었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급과 전기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 쓰촨성과 간쑤성은 20년 만에 최대 폭우와 13년 만에 찾아온 강한 태풍이 겹치면서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봤다. 중국 정부는 1억7000만 위안을 피해 복구 용도로 지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