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6% 늘어난 103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출액은 역대 4위 실적인 동시에 3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올해 4월(전월 대비)을 시작으로 6월까지 오름세를 보였던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달에는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4월 97억8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도체 수출액은 5월 108억5000만 달러, 6월 11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6월 반도체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전달의 실적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월 19.3%, 5월 21.2%, 6월 21.6%로 증가하다가 지난달(19.8%)에 다시 20%를 하회했다.
무엇보다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지난달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 예사롭지가 않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1~4월(전년 대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5월(-10.4%)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후 6월 48.4%, 7월 68.6%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반도체 수출 증가세와 비례하는 측면이 강하다. 수출 호조로 반도체 생산 물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감소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은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를 비춰볼 때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든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16년 3분기 50.02%로 사상 처음 50%대를 돌파했던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이 올해 1분기에 44.9%로 내려가고, 올해 1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인 모바일 D램 가격이 2분기에 내림세로 돌아선 점도 반도체 수출의 하락 국면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이처럼 그간 승승장구해온 반도체 수출에 심상치 않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도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올해 6월 유럽과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에 대해 대 이란 제재 유예기간(11월 4일)이 끝나기 전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란산 원유 비중은 한국 전체 이란 수입의 97.8%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수입량이 71.9% 증가했고 비중은 13.1%를 기록했다.
이란산 원유수입이 중단되면 국내 은행의 원화결제계좌를 이용한 이란과의 교역을 지속할 수 없어 한국의 대이란 수출은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올해 1∼6월 우리나라의 이란 수출은 17억2200만 달러로 작년 대비 15.4% 감소했다. 7월 수출은 19.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