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영국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규제자산기반 모델(RAB) 방식 전환과 관련해 연내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해당 사업자인 한국전력, 도시바와 영국 정부가 관련 공동연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신학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소멸됐으나 도시바, 영국 정부와의 협상의 본질이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영국 정부도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한국과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누젠의 매각을 추진 중인 도시바는 한전과 영국 정부의 협상 지연과 누젠의 과도한 운영비 지출 부담으로 한전 외 다른 사업자와도 협상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달 25일 한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했다.
그런 와중에 영국 정부가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에 대해 기존 발전차액보조(CfD) 방식이 아닌 RAB 방식을 도입하면서 한전의 누젠 인수 협상이 새로운 협상 국면을 맞이했다고 문 정책관은 설명했다.
RAB는 영국 정부가 민간 사업자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고 사업자의 재원 조달에 정부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사업모델을 의미한다. 원전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CfD 방식과 비교해 사업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다. 다만 사업 수익률이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우리 정부는 RAB에선 영국 정부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기 때문에 한전이 거의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CfD보다 유리한 모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문 정책관은 "영국 정부가 RAB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 측에서 RAB 방식의 예상 리스크와 수익성 등에 대한 공동연구조사를 도시바에 제안했다"면서 "도시바도 영국 정부 발표로 RAB 방식 검토가 불가피한 점을 인정하고 6월 중순 공동연구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를 토대로 지난달 30일 우리 협상단은 런던에서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도시바, 뉴젠과 함께 공동연구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문 정책관은 "이 회의에서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한 도시바가 한전을 최우선으로 RAB 방식에 기반을 둔 협상을 이어가기로 밝혔다"면서 "또한 연내 원전 사업자와 영국 정부가 RAB 관련 공동연구조사에 착수해 연내 조사 결과를 내놓기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산업부와 한전은 영국의 에너지수급 안정, 도시바의 경영안정, 한국의 원전 해외진출이라는 공동 이익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련국 및 기관들과의 협상을 향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공동연구 결과가 나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연내에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