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 관리물가 들고 나온 매파들..무역분쟁에 신중론 여전(상보)

입력 2018-07-31 18:07 수정 2018-07-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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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윤면식 매파, 임지원·신인석 중립매, 고승범 중립비둘기, 조동철 비둘기 추정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일형(오른쪽에서 세번째)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낸 가운데 매파적 금통위원들은 일제히 관리물가를 언급해 주목된다. 사진은 5월17일 임지원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금통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한 모습. 왼쪽부터 고승범, 조동철, 임지원 위원, 이주열 총재, 이일형, 신인석 위원, 윤면식 부총재. (한국은행)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일형(오른쪽에서 세번째)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낸 가운데 매파적 금통위원들은 일제히 관리물가를 언급해 주목된다. 사진은 5월17일 임지원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금통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한 모습. 왼쪽부터 고승범, 조동철, 임지원 위원, 이주열 총재, 이일형, 신인석 위원, 윤면식 부총재. (한국은행)
한국은행 7월 금융통화위원회의 분위기는 직전 금통위 대비 한발짝 매파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간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신중론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징적인 점은 매파 내지 중립에서 매파적 양상을 띤 위원들이 하나같이 관리물가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상 소수의견을 밝힌 이일형 위원과 부총재인 윤면식 추정위원은 전통적 매파로 분류되며, 임지원·신인석 추정위원은 중립에서 살짝 매파로, 고승범 추정위원은 중립에서 약간 비둘기파로 분류할 수 있겠다. 조동철 추정위원은 역시 그동안의 비둘기파적 입장을 유지했다.

31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12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우선 이일형 위원은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금리를 중립금리 수준 방향으로 소폭 상향 조정함으로써 금융 불균형의 확대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인상에 따른 취약계층 부담은 미시적 수단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또 “관리물가 품목을 제외할 경우 물가는 이미 목표를 상회하고 있다. 3분기 기저효과로 일시 하락한 후 점진적으로 물가목표에 근접할 것”이라며 “완화적 통화기조의 지속에서 비롯된 금융부채의 확대는 부동산 부문에 대한 과도한 사업투자와 주택의 과잉공급에 따른 미입주 리스크 등 실물경제의 리스크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과 함께 그간 가장 강력한 매파로 분류된 윤면식 추정 위원도 “금년과 내년의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경 목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늦지 않은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현재보다 축소 조정할 필요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먼 시계에서의 경기국면 전환에 대비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고 미 연준과의 정책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잠재적 불안요인을 사전에 완화한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그간 기회 있을 때 마다 밝힌 ‘통화정책 여력 확보차원에서의 인상’ 언급과 맥을 같이한다.

윤 추정 위원 또한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에 따른 교육비, 의료비 등 관리물가의 오름세 둔화가 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언급해 최근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관리물가 보고서의 입장과 유사했다.

신인석 추정 위원은 “기대물가 상승률 관리라는 인플레이션 타게팅 통화정책의 취지에 보다 충실하게 물가상승률의 목표치 근접을 확인하며 금리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면서도 “하반기 물가상승률 확대속도를 확인해 그에 맞춰 금리인상 시점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소비자물가 구성항목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관리물가 품목이 최근 정부의 정책적인 상승억제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며 “실제 소비자물가의 상승압력은 표면적인 수치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에 있다”고 덧붙였다.

신 추정위원은 지난 금통위에 이어 최근 취업자수 감소 등 노동시장 환경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지난 회의에서 지적했듯 교과서적으로 본다면 경기 회복에 의한 노동수요 증가 요인, 일부 제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수요 감소 요인, 더불어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른 구조적 감소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각 요인의 상대적 크기는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지원 추정 위원은 “국내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총생산격차(GDP갭률)는 소폭의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리품목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경우 이미 1%대 후반 수준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물가상승 압력이 최근 지표물가들이 시사하고 있는 것보다 높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비둘기파로 분류할 수 있는 고승범 위원과 조동철 위원은 관리물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중립비둘기파로 분류할 수 있는 고승범 추정위원은 “실물경제는 전반적으로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지속해 소폭의 플러스 GDP갭이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까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경기, 고용 및 물가동향과 대외여건 변화에 대해 좀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전통 비둘기파인 조동철 추정위원은 “거시경제에 대해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물가도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대내외 위험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의 완화적인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해 거시경제 하방 위험을 완충하면서 향후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교역조건 악화와 관련해서도 “GDP 디플레이터가 소비자물가만큼 상승하지 못하고 있음을 함의하는 것으로 명목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기업매출, 경상수지, 정부세수 등과 같은 명목변수 전반의 증가세를 둔화시킴으로써 향후 실질구매력 하락을 통한 내수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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