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으로 대규모 상생 협력 기금 마련을 포함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부총리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 자리에서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6일 김동연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 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앞서 LG그룹을 시작으로 현대차, SK, 신세계와 만나 각 그룹의 총수들과 일자리 창출 및 투자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해 왔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에 총 15조 원이 투입되는 첨단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27일 발표했다. 새 공장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2026년까지 80조2000억 원에 달하고 약 35만 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점 논란에 휩싸인 반도체 산업의 지속 성장이 이뤄지도록 부품·소재 관련 중소기업을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협력사의 발전이 곧 삼성전자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데 삼성과 정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기업의 상생 방안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인적 역량 개발 지원, 경쟁력 제고 지원 등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 4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5000억 원 규모의 중소 협력사 상생협력기금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협력사들의 인건비 부담에 대해서도 다각도의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에도 중소 협력사와 상생 생태계 강화를 위해 ‘7대 실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2011년부터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2차 협력사 413개사에 8227억 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 평택 반도체 2공장 관련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평택에 두 번째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는 투자안건을 의결했다. 투자 규모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 1단지와 비슷한 30조 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삼성은 계열사 차원 일반채용 외에 청년대상 취업 및 창업 지원과 고용위기 지역 투자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성과의 낙수효과로 가계소득이 늘고 소비가 증가해 이것이 다시 대기업 매출 향상으로 선순환하는 게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라며 “대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하고 상생협력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도 불필요한 규제 등을 완화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