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일 대비 19% 폭락한 176.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약 1200억 달러(약 134조 원) 감소해 5089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시총이 630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전체 시총의 5분의 1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미국 증시 사상 단일 기업 시총 감소폭으로는 최대이다. 미국 CNBC방송은 지금까지 미국 증시에서 하루 만에 시총 10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한 기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FT는 이날 페이스북의 시총 증발 규모는 아르헨티나 증시 전체와 맞먹는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전날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 증가한 51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매출이 42% 증가한 13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예상치인 134억 달러를 밑돌았다. 사용자 수도 시장 예상치보다 적었다. 이에 향후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됐다.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도 불안감을 키웠다. 페이스북은 유럽에서 광고 수입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이 5월부터 시행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체 매출 증가 둔화는 2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안 대책 강화에 대한 투자로 몇 년 내에 영업이익률이 현재의 44%에서 30%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전날 시간 외 거래에서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가는 약 7% 하락했으며 콘퍼런스 콜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3월에도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개인정보 유출로 한차례 주가 급락을 겪었다.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한 것도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골드만삭스는 “페이스북 경영진은 신중한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05달러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는 “매출 성장 둔화가 예상을 넘었다”면서 “매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히고 목표주가를 210달러에서 1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RBC캐피털마켓은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225달러로 낮추면서도 “광고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매력은 변함이 없다”며 “주가 급락은 주식 취득의 기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