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두달연속 추락했다. 낙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후 가장 컸고, 지수도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가장 낮았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는데다 고용 등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된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좀처럼 반전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리지표가 기준점 100을 밑도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2003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 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부문별로는 경기 관련 부분의 낙폭이 컸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는 7포인트 하락한 77로 작년 4월(69) 이후 1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도 9포인트 떨어진 87로 전년 3월(77) 이후 1년4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각각 2016년 11월(-11포인트, -16포인트) 이후 최대하락폭이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3포인트 떨어진 91을 보였고, 생활형편전망(97), 가계수입전망(99), 소비지출전망(105) CSI도 각각 전월대비 2포인트씩 하락했다. 각각 지난해 3월과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유정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중간 무역갈등이 심화했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고용 등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유가 상승, 주가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심리지수 측면에서는 경기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기준치 100을 넘고 있어 추세와 레벨 해석은 달리 봐야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 지표가 부진했지만 대외적인 요인이 많았다. 추세가 악화할지 반등할지는 대외 여건변화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6포인트 떨어진 87로 지난해 4월(86) 이후 가장 낮았다. 낙폭도 올 최저임금제 시행 직후인 1월(-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칠수 있는 금리수준전망 CSI는 2포인트 상승한 128을 기록했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전월비 보합인 2.6%를 기록했다. 다만 기대인플레 응답분포에서 2% 이하일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직전월 29.1%에서 29.5%로 확대됐다. 기대인플레가 향후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업제품(57.4%, 이하 복수응답), 공공요금(44.5%), 농축수산물(33.1%) 순으로 꼽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1985가구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