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이키가 전날 내부 회의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올봄 미투 운동 속에서 드러난 나이키 내 부적절한 기업문화를 바꿔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전 세계에 7만40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중 10%의 직원은 동일 직무 간 보상에 있어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주 내 임금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그럴 권한이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더 경쟁력 있는 임금을 보장하기로 했다”며 “급여 조정을 받게 될 직원은 남녀 불문, 수준과 지역, 기능과 브랜드를 막론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정은 8월에 시작해 회계연도가 바뀌는 6월 1일마다 연율화할 계획이다. 또 나이키는 자격을 갖춘 직원에게 제공하는 보너스 체계도 바꿀 방침이다. 개인과 팀 실적 등 복합적인 요인을 기반으로 하던 것에서 이번 회계연도부터는 전사 수익 목표를 기준으로 정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다국적 대기업이 임금보상 체계를 대규모로 정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봉분석업체 페이스케일의 콘텐츠전략 담당 부사장 리디아 프랭크는 “(대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엄청난 정비보다는 조금씩 바꿔가며 추이를 지켜본다”며 “사람들은 긍정적인 것일지라도 변화를 안 좋아하며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나이키가 과감한 개선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4월 사내 미투운동이 일면서 트레버 에드워즈 브랜드 부문 사장 등 임원들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기업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에 마크 파커 나이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회사 내부에서 부적절한 행동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접수했다”며 기업문화 혁신을 선언했다. 또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설문조사를 벌이고 내부 검토를 통해 나이키 임원진에서의 성 불균형과 임금 격차 문제를 인식했다. 나이키 현·전 직원들은 기업문화 문제가 수년간 지속됐고 에드워즈 전 사장의 측근인 남성 직원들만 조직 내 승진 대상이었다며 사내 적폐를 고발하기도 했다. WSJ는 나이키가 이러한 자각을 바탕으로 내부 개선과 혁신에 나섰다고 봤다.
모니크 매더슨 나이키 인적자원 담당 사장은 “나이키가 여성과 소수 인종을 고용하고 승진시키는 데 실패했다”면서 “회사는 시각 장애인 고용 재개 검토 등 인사 관행을 수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나이키가 이런 스캔들에 휘말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후반 나이키 아시아 공장의 가혹한 근무여건이 노동자를 혹사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나이키는 꾸준히 관행을 고쳐 공정노동협회(FLA)의 인정을 받을 만큼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