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CNBC는 중국 내 소비자 사이에서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가짜 백신 논란은 15일 중국의 의약품 제조업체인 창성바이오가 인체용 광견병 백신 ‘베로셀’ 생산 기준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됐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창성바이오의 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전량 회수를 결정했다.
그러나 19일 창성바이오의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이 기준 미달인 채로 생산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부터 조사를 받았지만, 결과가 9개월이나 지나고 나서 발표돼 250만 개의 백신이 이미 공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을 향한 비난도 뜨겁다. DPT 백신은 영유아와 소아에게 접종돼 그 위험성이 더 크다. 지난해 11월 당국이 “결함이 있는 백신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가짜 백신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산둥성 북부에서 공안 당국이 9000만 달러(약 1014억 원) 규모의 불법 백신 판매를 적발했고 지난해 11월 우한생물제품연구소(WIBP)에서 기준 미달인 백신을 생산한 일이 밝혀졌다. CNBC는 중국 자체 백신 개발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세계 2위 규모의 의약품 산업을 정화하기 위한 당국의 규제 방안에 큰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아이를 둔 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에 빗댄 게시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국가가 시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어떻게 국가를 사랑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고 다른 사용자는 “뉴스를 보면 주사를 맞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백신이 아이들의 건강과 직접 관계가 있다”며 “창성바이오 사건을 계기로 제품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함으로써 국내 백신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이날 “모든 중국인에게 상황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국무원은 즉각 조사단을 파견해 백신 생산의 전 과정과 산업망 전반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