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국민의 냉엄한 평가가 시작된 것이죠.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혁신입니다. 혁신은 결국 새 얼굴이 아니면 안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도전한 박범계 의원은 20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차기 당대표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 ‘혁신’을 꼽았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방향에 대해 “국민의 가혹한 평가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혁신을 통해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진 것은 4일,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에 출마한 8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빨랐다. 출마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 박 의원은 “6·13 지방선거 승리 직후”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지방선거 압승으로 민주당이 커졌지만, 그만큼 튼튼해지지는 않았다”면서 “앞으로 기회 요인보다 위기 요인이 크다는 직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민주당의 혁신 방향은 ‘정책정당’이다. 정책적 역량을 보다 키우는 동시에 비(非)정책 역할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과도한 의지와 욕구를 가지면 청와대나 정부 부처와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라며 “당 대표의 ‘메시지 과잉’을 줄이고 당 정책보고서가 대통령에게 귀하게 쓰이는 당·정·청 관계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변화를 이끌 적임자가 반드시 ‘새로운 얼굴’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앞으로 찾아올 당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데, 과거의 인물군으로 혁신을 이야기한다면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라는 것이다. 이어 박 의원은 자신이 당내 의원 중 유일하게 입법, 행정, 사법부 경력을 모두 가진 점을 언급, 자신이 ‘유능한 혁신가’라고 자신했다.
한편 8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한 이번 당대표 선거는 과거와 다르게 후보군을 ‘친문(친문재인)과 비문, 주류 대 비주류’로 정리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친문계로 분류되던 여러 의원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친문의 세대전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엉이 모임’의 일원이기도 했던 박 의원 역시 그중 하나다. 친문 성향 당원들로서 선택이 고민스러운 선택지다.
박 의원은 친문 의원 중에서도 자신이 당대표를 맡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50대의 나이이면서 균형감 있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적합 후보”라며 ‘세대론’을 부각했다. 당 대표를 하기에 재선 경력이 짧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정치 경력으로만 놓고 보면 노무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던 2002년 이후 16년째”라고 대답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최근 ‘연내 개헌’을 언급하기도 한 만큼 개헌 논의 또한 차기 민주당 대표에게 주어진 중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개헌과 관련해 박 의원은 “대통령 개헌안을 절대 찬성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임기 중 개헌은 국민의 명령이고 약속”이라며 “(대통령 개헌안을) ‘어떻게 통과시킬 것이냐’ 하는 전략의 문제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으로도 이어진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관련해 박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골격이 훼손되면 안 되지만 속도와 단계에 대한 조절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제부터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보여야 한다”면서 “현대사회의 승부는 디테일에서 난다. 정책의 디테일에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