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된 데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도 10.9% 오르는 등 2년 사이 25% 넘게 오르면서 최저임금발(發) 물가 상승이 식품과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산업계 전반이 어수선한 틈을 타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1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식품·제과업체들이 가공식품 가격을 최대 30% 넘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사이에서 11년째 서민 식품인 라면 가격을 동결해 착한 기업이라는 뜻의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는 지난달 초 라면을 제외한 16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27.5% 올렸다.
오뚜기 ‘자른당면’은 5100원에서 6500원으로 무려 27.5%(1400원)나 올랐으며 ‘구수한 누룽지’(소컵)도 1300원에서 1500원으로 15.4%(200원) 인상됐다. ‘맛있는 북어국’이 2800원으로 12.0%(300원), ‘맛있는 미역국’은 2100원으로 10.5%(200원) 각각 올랐다. 오뚜기는 ‘3분 햄버거’와 ‘3분 미트볼’은 모두 2400원으로 9.1%(200원)씩 가격을 인상했다.
제과업체인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도 가격 인상 행렬에 빠지지 않았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빼빼로’ 4종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0%(300원) 올렸다. 다만 중량을 15%가량 늘려 중량당 가격으로 따졌을 때는 가격 인상 폭이 이보다는 작다.
크라운제과는 ‘참크래커’ 가격을 1200원으로 33.3%(300원) 인상했으며, 해태제과는 ‘오예스’를 2000원으로 25.0%(400원), ‘맛동산’은 2000원으로 33.3%(500원) 각각 올렸다. 팔도는 전통 음료 제품인 ‘비락식혜’와 ‘비락수정과’ 캔(238㎖) 제품 가격을 5일부터 100원(11.1%) 올리면서 두 제품 가격은 기존 900원에서 1000원이 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1년 새 올랐고 1개만 지난해와 같았다.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가격은 한 그릇에 평균 880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62원)보다 10.6%(846원) 뛰었다.
삼겹살 가격은 200g당 1만6489원으로 지난해보다 5.6%(868원) 인상됐으며 이어 김치찌개 백반(2.6%), 칼국수·김밥(1.8%), 비빔밥(1.4%), 삼계탕(1.1%) 순으로 많이 올랐다. 8개 품목 가운데 자장면만 유일하게 4923원으로 지난해와 가격이 같았다.
더욱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가 올라 각종 서민물가 상승이 불 보듯 뻔하다는 전망이다. 앞서 올 상반기에도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식품과 외식업계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써브웨이 등이 평균 6% 안팎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동원F&B, 풀무원 등의 식품업체들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라기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수년간 동결됐던 가격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의 가격 인상은 최저임금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원재료나 임차료 등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가공식품·외식 인상 현황 (단위 %)
오뚜기 자른당면 27.5
오뚜기 구수한 누룽지(소컵) 15.4
오뚜기 맛있는 북어국 12.0
오뚜기 3분 미트볼 9.1
롯데제과 빼빼로 25.0
크라운제과 참크래커 33.3
해태제과 오예스 25.0
해태제과 맛동산 33.3
냉면 10.6
*자료:편의점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