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큰손 한국증권금융이 펀드온라인코리아(이하 FOK)의 잠정적 대주주로 등판하면서 기존 주주인 자산운용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 실탄으로 감자에 따른 주주 피해 우려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시너지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은 13일 FOK 인수전에서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증권금융은 실사를 거쳐 조만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인수합병(M&A)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자금 실탄은 충분하다. 증권금융은 작년 말 기준 자체 사업으로만 13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1349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8일에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무보증 일반사채를 발행해 20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증권금융이 코스콤과 일반 기업들을 따돌리고 인수 티켓을 거머쥔 데는 유리한 인수조건이 주효했다. 2013년 9월 출범 직후부터 적자경영을 지속해 온 FOK는 자본잠식을 방지하기 위해 20%의 감자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증권금융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 원을 조달, 10% 감자를 진행하겠다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종전 5%에 불과했던 증권금융 보유 지분도 5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기관투자자인 증권금융이 대주주가 될 경우 기존 판매채널의 견제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펀드 판매사인 FOK가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던 증권과 은행이 증권금융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반 기업이 회사 인수 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성공에 따른 과실 분배에 있어 특혜 시비가 연출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기업이면서도 공공적 성격이 강한 코스콤과 증권금융이 우선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를 비롯해 국내 시장은 공급자 위주로 돌아가는 구조”라며 “(긍정적 취지로 나온) 회사가 크지 못하는 것도 이와 관계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주주협의회 한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한 것 이상으로 잘해서 수익을 창출하길 기대한다”며 “온라인 펀드가 활성화되고, 자본시장에 핀테크 업체가 안착했으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펀드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증권담보대출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2대 주주인 데일리금융그룹과의 협업 방향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