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30원에 바싹 다가서며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이틀만에 또다시 113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식시장도 사흘만에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차익실현과 네고(달러매도)물량이 나온데다 장중 위안화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1130원대 안착에는 실패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하룻만에 1000원선을 탈환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이어지면서 위안화에 연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시아 통화중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원화가 아시아통화 중에 유동성이 좋고 역외 참가자도 많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 전개상황에 따라 원·달러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번주중 현 수준을 유지하다 추가 관세 부과조치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주말쯤 추가 상승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장중 저점은 1127.3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1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 14일 2.7원 이후 한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27원 오른 1004.4원을 기록했다. 지난주말에는 998.13원까지 떨어져 한달만에 1000원 밑으로 떨어진 바 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중국의 6월 대미 무역수지가 289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미중간 무역분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2/112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6.6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계속 위안화에 연동해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주말 역외시장에서 1133원을 찍기도 했지만 서울시장에서는 수출업체 물량에 막혀 종가기준 1130원을 뚫지는 못했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달러·위안이 영향을 받고 이게 아시아통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원화는 유동성이 좋고 역외시장 참가자가 많아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증시쪽에서도 상해지수와 코스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수출업체들도 장중 1130원을 돌파하는 것을 본 이상 네고 레벨을 3~4원 정도 올린 1130원 위쪽으로 잡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일본장도 휴장이어서 원·달러가 거의 위안화에 연동했다. 1130원을 시도하는 모습이었지만 위에서는 차익실현과 네고물량이 나왔다. 위안화도 장중 반락했다”며 “다만 1127원 내지 1128원 초반까지는 역외 비드가 조심씩 있어 막히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증시가 열려봐야 알겠지만 일단 1130원에서는 저항하는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1130원대 초반정도에서는 막힐 것 같다”며 “무역전쟁이 살짝 소강상태라는 점에서 이같은 분위기는 이번주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 다만 추가 관세부가가 발효될 이번주말쯤 재차 상승 시도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2엔(0.02%) 떨어진 112.36엔을, 유로·달러른 0.0002달러(0.02%) 오른 1.1702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위안(CNH)은 6.6999위안과 6.7080위안 사이에서 호가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91포인트(0.39%) 떨어진 2301.99로 거래를 마쳤다. 상해종합지수는 23.04포인트(0.81%) 하락한 2808.14를 보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