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폭탄에 韓기업 현지 공장설립 잰걸음…수출·고용 타격 우려

입력 2018-07-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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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장 신설 한국경제 위협...정부 대책 마련 시급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에 콘테이너가 쌓여져 있다. (LA/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에 콘테이너가 쌓여져 있다. (LA/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정부의 통상압박에 못 이겨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 설립에 나서는 한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8일 미국 앨라배마주에 2800만 달러(약 310억 원)를 투자해 태양광 모듈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화큐셀코리아도 5월 말 미국 조지아주 휘트필드카운티와 현지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따른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1월 23일 한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해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이와 더불어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수입 물량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될 것을 우려한 삼성전자는 1월 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새 가전 공장 건립을 완료하고 곧바로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테네시주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는 LG전자도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르면 3분기 말께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도 미국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신설하거나,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 정부가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위한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 자동차 업계로서는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현대·기아차로선 고율의 관세를 피하려고 현지에 생산 공장을 추가로 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미국 정부의 수입규제가 더욱 심화하면 미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수출의 손실은 물론 국내 고용 창출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생산량을 확대하면 국내 총생산량(GDP)과 직결되는 우리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또 이에 따른 생산 유발 감소로 국내 고용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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