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방해하려고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두 문제를 연결지으려 하지 않으며 중국 외교부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일관된’ 입장, 그리고 미 무역분쟁에 대해서도 ‘분명한’ 태도를 견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FT는 지난 주말에 있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신속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경제부문에 있어 협상을 원하는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린제이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미 간 협상을 방해했다”면서 “나는 중국이 여기에 손을 뻗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미국이 340억 달러(약 36조 원)에 달하는 중국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한 직후 평양을 방문했다. 백악관은 이후 중국에 2000억 달러의 관세를 추가로 매길 뜻도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북·미간 대화가 삐걱댄 데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FT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간 대화가 실패할 때마다 그는 중국을 비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중국도 북한의 핵확산이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어그러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성렬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장기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권력을 제한하는 데 주력해왔기 때문에 북 비핵화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엮어서 본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국영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이후 북미 간 온도 불일치를 부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제사회는 (북미 간 의견 불일치에) 좌우될 필요 없다”면서 “미국과 북한, 한국은 낙담하지 말고 평화 프로젝트를 충실히 이행할 기회로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북한과 미국의 요구가 상충하는 부분에 있어 스인훙 런민대 교수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어서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 발맞췄던 것처럼 지금도 그러기를 바라긴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