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 내 행사장에서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쳐’에 초대돼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연설했다. 싱가포르 렉쳐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싱가포르 외교부의 후원을 받아 자국을 방문하는 주요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연설을 듣는 세계적 권위의 행사이다.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경제정책과 사회 정책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도전을 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국도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며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이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게 될 것이다”며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준비하기로 합의했고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 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간에 구축된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간다면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그간 싱가포르와 아세안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한·아세안 관계 강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온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청와대는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이자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에서 시행됐다는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과 대아세안 관계 강화 의지,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역내 평화와 번영 달성의 비전을 국제사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정·재계, 학계 등 싱가포르의 오피니언 리더를 비롯해 외교단, 동포, 유학생 등 400여 명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이 같은 열기는 싱가포르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갖게 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