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보다 인격적으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옳은 선택을 하는 조직이 되고자 합니다.”
접착제와 세제 등으로 잘 알려진 헨켈코리아는 전 세계 5만 명 이상의 직원들로 구성된 독일 글로벌 기업 헨켈의 한국지사다. 헨켈코리아 전체 여직원의 비율은 약 35%로, 전체 간부급 임직원 중 여성 비율 역시 약 25%로 높은 편이다. 외국계 기업답게 업무와 승진에서 ‘보이지 않는’ 제한이 없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김유석 헨켈코리아 사장은 헨켈이 한국에 들어온 지 27년 만에 선임된 첫 한국인 사장이다. 김 사장은 “헨켈코리아는 약 20여 가지의 복지제도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보험료를 100% 제공하고 있으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법정 제도보다 10%가량 상회하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로서는 당장 비용이 증가하지만 직원들로서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는 것이기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도들은 독일 본사와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만들어졌다. 김 사장은 “헨켈 본사의 틀 안에서 만들어진 가치를 이곳에서 받아들이기도 하고, 한국 정서에 맞게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며 “독일이 하니까 한국도 해야 한다는 식보다는 서로 바람직한 가치들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초 그가 헨켈코리아에 부임한 뒤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점은 그의 사무실이다. 김 사장은 “처음 부임했을 때는 사무실이 13층이었다. 지금 공간보다 두 배는 컸는데, 그 공간을 직원들의 휴식과 브레인스토밍의 공간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 대신 자리 잡은 8층 사무실은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직원 누구나 면담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요즘 직원들이 자주 들어와 질문을 하고 신뢰를 쌓아 간다고 김 사장은 자랑했다.
김 사장은 헨켈코리아에 부임하기 전 런던, 스위스, 상하이 등 다양한 국가의 도시들을 경험했다. 한국에서의 근무는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듣기만 하던 한국 조직에 들어오니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 당황했지만 그런 나를 적응하게 한 신념이 있다”며 “그건 바로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조직 생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두가 다르다는 것”이라며 “그걸 인정하고 배울 것은 배우며, 나 자신부터 실행에 옮긴다면 임직원들도 업무를 할 때 다르게 생각하고 도전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 생활을 비롯해 오랜 기간 해외를 다니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 왔다. 그것이 조직을 가꾸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실패할 때가 있다. 하지만 매번 성공한 사람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하려 노력은 하지만 와닿지 않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약자의 위치에 서 본 경험을 토대로 다른 구성원들이 힘들 때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헨켈코리아는 현재 여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독립된 여성 휴게실과 유축실을 갖췄으며, 육아 휴직에 대한 자유로운 신청과 복귀도 보장하고 있다. 고용과 승진에서는 30% 이상의 여성 비율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여성의 특성과 인격을 존중해 주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