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발목 잡는 의외의 복병…트럭 운전기사 부족

입력 2018-07-09 16:59 수정 2018-07-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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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물 운송 70%가 육로에 의지…운전기사 5만 명 부족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완도웰치 터미널에서 트럭에 화물용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트럭 운전사 부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완도웰치/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완도웰치 터미널에서 트럭에 화물용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트럭 운전사 부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완도웰치/로이터연합뉴스
트럭 운전사는 자율주행의 발달로 인해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트럭산업 동향 보고서는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의 640만 운전사 중 440만 명이 실직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운송 업계는 트럭 운전사의 실직이 아닌 부족으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 트럭 운전사 부족이 미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현상을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개했다.

트럭 운송업은 미국 경제 성장의 속도를 지배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내 화물 운송의 70%가량이 육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럭 운전기사 부족은 성장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 운송 업체들은 운전사 5만1000명이 부족하다고 밝혔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에서는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직업 1위가 트럭 운전사였다.

이는 2015년 운송업자들이 ‘화물 운송 침체기’를 선언했던 것과 완전히 대조적인 상황이다. 올해 1~5월 트럭의 톤수는 전년 대비 8%나 증가했고 트럭 운송 업체들의 주가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2배나 빠르게 올랐다. 임금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마일(약 1.6km)당 평균 급여는 8.2% 올랐다. 미국트럭협회(ATA)의 조사에 따르면 트럭 운전자들의 임금 중간값은 5만3000달러(약 5394만 원)에 달해 대학 학위가 필요 없는 직업 중에서 높은 편에 속했다.

트럭 운전사 부족은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3M과 코카콜라 등 주요 회사들은 화물 운송 비용 증가가 사업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인식했고, 일부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식품업체 제너럴밀스는 625명의 정리해고를 발표하면서 운송 비용 증가가 정리해고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운송 업체는 수요를 줄이기 위해 요금을 4배로 인상했지만 높은 요금을 내고서라도 이용을 고집한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물류창고들도 운전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짐을 싣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우가 좋지 않으면 기사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아 화주의 선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럭 운전사 부족이 노동자조합의 대표성 상실과 거리로 책정되는 불규칙한 임금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자식운행기록계(ELD) 부착 의무화로 트럭 기사들의 운송시간이 감소한 것도 인력 부족을 만든 한 요인이다. ELD는 종이로 된 기록 카드를 대신해 차량 운행시간과 휴식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장치다. 노엘 페리 트랜스포트퓨처 컨설턴트는 “ELD 부착 의무화로 트럭 운전사 8만 명을 추가 채용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트럭 운전은 훈련 과정이 길고 약물검사를 통과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데다 직업 환경이 좋지 않아 단시간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팀 피오레 제조업연구 담당자는 “운송 수단이 미국 경제의 성장에 큰 장애물”이라며 “운전자 부족을 해결하기 어려워 단기간에 문제가 사라질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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