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업종별 구분 안되면 올해 수준으로 동결해야”
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1만790원과 7530원을 제시하며 입장 차를 드러냈다. 양측이 제시한 요구안의 격차는 3260원에 달해 합의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5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7530원)보다 43.3% 높은 1만790원(시급 기준)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올해와 같은 7530원을 내놓았다.
노동계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저임금 1만 원을 최초 제시안으로 냈지만, 내년부터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인상 폭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기준점으로 올해 최저임금보다 580원 많은 8110원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기준점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점으로 잡는다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는 데 필요한 인상률은 약 33%이다. 이 인상률을 8110원에 적용하면 1만790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게 한국노총의 설명이다. 시급 1만790원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225만5110원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하지 않으면 인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음식·숙박업과 같이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가 많이 몰린 업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낮게 적용해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가장 열악한 업종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은 각각 내놓은 최초 요구안을 토대로 공익위원들의 중재 아래에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하게 된다. 아직 최초 안인 만큼 노사는 남은 전원회의 동안 수정안을 제출하며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지난달 28일로 이미 지났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고시하는 8월 5일로부터 20일 전까지인 14일 심의를 마치면 법적 효력을 가진다. 최저임금위도 심의 데드라인을 14일로 잡았다.
이날 회의에는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7명, 근로자위원 5명 등 총 21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이날도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