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홈플러스와 도성환(62) 전 사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가 또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김영학 부장판사)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도 전 사장 등 9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이달 19일 오후 2시로 연기한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애초 이날 오후 2시 파기환송심 결론을 낼 예정이었지만 법리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선고 기일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결심공판 이후 추가로 제출한 서류는 없고 법원에서 기일을 연기한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월 29일 도 전 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한 임직원 5명과 보험사 관계자 2명에게는 징역 1년∼1년 6개월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에는 벌금 7500만 원과 추징금 231억7000만 원을 구형했다.
홈플러스는 2011년 12월~2014년 8월 11차례에 걸쳐 자동차, 다이아몬드 등을 주는 경품행사를 하고 개인정보 2400만 건을 수집해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이와 관련한 단체소송에서 패소해 500여 명에게 총 8345만 원의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한편 이번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은 애초 1월 25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홈플러스 측이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고 재판부의 자료 검토를 이유로 두 차례 미뤘다. 이후 재판부가 바뀌어 변론이 재개됐고 지난 5월 결심공판이 열렸다.
앞서 대법원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해 4월 홈플러스와 도 전 사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항소부로 돌려보냈다.
1, 2심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을 때 알려야 하는 사항을 응모권에 모두 기재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반면 대법원은 고객의 동의를 형식적으로 받았더라도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게 아니라면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이용해도 된다는 정당성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