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박에도 꿋꿋한 제약업계…화이자, 비아그라 등 100개 약품 가격 인상 ‘눈총’

입력 2018-07-03 05:28 수정 2018-07-03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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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제약업체도 가격 인상…업계 관행 VS 폭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으로 자동차 업계가 당장 직격탄을 맞게 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본격적인 약값 규제를 앞두고 제약업계가 선제적으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 눈총을 받고 있다.

미국 유명 제약업체 화이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업계에 대해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촉구한 이후 오히려 100여 개 약품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화이자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비롯해 약값을 대거 올리면서 미국에서의 의약품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1일 시점에 약값 인상률은 평균 9% 이상으로 2%대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율보다 높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30일에 백악관에서 중환자들의 실험적 치료 시도를 용이하게 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몇몇 대형 제약사들이 2주 안에 자발적인 대폭의 가격 인하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제약사의 이름과 약값 인하 폭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미국 최대 독립 제약업체인 화이자는 5개 제품 가격을 16~44% 인하했다. 이에 대해 헬스케어 비용 관련 솔루션 업체인 Rx세이빙스솔루션스의 마이클 리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자발적인 움직임이라기보다는 관행대로 가격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급등한 약품 비용은 대중의 불만을 촉발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이 “살인을 저지르고도 빠져나간다”고 제약업계를 비판하면서 약값은 큰 이슈가 됐다.

화이자는 1월에 이어 이번까지 올 들어 약값을 두 차례 올렸다. 이에 따라 일부 약품 가격은 올해 거의 20%나 뛰었다. 비아그라의 경우, 100mg짜리 평균 도매가격은 올해 초 73.85달러에서 1일 현재 88.45달러로 19.8% 상승했다. 작년 12월 이후 비아그라 복제약이 나오면서 경쟁에 직면했지만 일부 환자와 의사는 여전히 발기부전 치료제의 원조격인 화이자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챈틱스는 올해 17% 뛰었고, 녹내장 치료용 안약 잘라탄은 89.38달러에서 107.05달러로 올랐다.

약값 인상이 논란이 되자 화이자 측은 “약값에는 환자나 보험사가 지불한 금액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할인 등을 고려하면 순 가격인상액은 낮은 한 자리 수”라고 주장했다. 또한 화이자 측은 “환자들에 대한 부담금 인상이 의약품 구매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협상한 할인액을 환자들에게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약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재정적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미국에선 1년에 두 차례 가격 인상은 제약업계에선 관행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제약업계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1년에 한 차례로 인상 횟수가 줄었으며, 이 때문에 인상률도 한 자리로 제한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영향력이 큰 화이자가 약값을 올리자 몇몇 제약사들도 따라 나서고 있다. 아셀라파머슈티컬의 경우 1일에 20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아코다테라퓨틱스는 다발성 경화증 약 암피라 가격을 한 정 당 53.85달러로 9.5% 올렸다. 60개들이 한 병은 3000달러가 넘는다. 간 질환 치료제 오칼리바 가격은 한 알 당 263.48달러로 7% 올렸다. 30알짜리 한 팩 가격은 거의 8000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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