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산업용 보일러 설비 전문회사인 신텍이 결국 부도 처리됐다.
신텍은 26일 장 마감 후 만기어음 부도 사실을 공시했다. 부도설 관련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회사 측은 “예금 부족으로 회사가 발행한 전자어음 112억1865만 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다”면서 “창원지방법원에 회생개시 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종 부도와 함께 당좌거래 정지, 상장폐지 등 모든 결정이 하루 만에 이뤄진 셈이다.
신텍은 한솔그룹이 매각한 지 두 달 만에 증시 퇴출이 결정됐다. 주목할 대목은 부실화 우려가 일찍부터 제기됐다는 점이다. 12일 밝힌 50억 원 규모의 대출 원리금은 경남은행과의 만기연장으로 한숨 돌린 상태였지만, 이미 공시를 통해 대출 원리금 연체 사유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상환능력 약화를 시인했기 때문이다.
신텍은 고객사였던 삼성중공업이 2011년 인수 작업에 나서면서 당시 증권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삼성그룹 편입 기대감에 주가 상승은 물론 회사 자체의 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실사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좌절됐고 증시 퇴출 직전까지 몰렸다.
이후 2012년 한솔그룹이 새 인수자로 나서면서 330억 원을 투입해 신텍을 사들였고 회사명은 ‘한솔신텍’으로 변경됐다. 제지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는 한솔그룹과 보일러 설비 제조업체 신텍이 사업적 관련성이 떨어져 인수 당시에도 증권가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인수 후에는 2012~17년 누적 당기순손실이 총 800억 원에 달하면서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한솔홀딩스는 인수 6년 만에 매각가를 시가 대비 40.6% 할인해 매각했다. 인수 당시 주당 1만 원에 인수했지만 그 사이 1400원대로 주가가 추락하자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인 주당 850원에 팔아 치운 셈이다. 회사명은 다시 ‘신텍’이 됐다.
하루 아침에 부도 사실과 상장폐지, 회생절차 소식이 한꺼번에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신텍이 최근 남북 경협주로 묶이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주목받았던 종목이었던 만큼 피해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적자에 대출금 연체 이슈까지 부실 우려가 이어져왔던 기업”이라면서 “최근 주가가 오르긴 했으나 문제가 많았던 기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 9일 상장폐지를 앞둔 신텍은 이날 정리매매가 시작됐다. 28일 오전 9시 현재 신텍은 전일 대비 90.51% 하락한 150원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