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결국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기금운용본부장을 재공모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CIO 공백이 초장기화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자금운용과 투자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을 재공모한다고 27일 밝혔다. 구체적인 재공모 일정은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4월 기금이사추천위원회에서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인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먼트 자문역(부사장), 이동민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 등 3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출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곽 전 대표가 (내정자로) 올라갔다가 청와대에서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코드에 맞는 실장급 인사를 올리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본인이 사양했다”며 “사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은퇴를 전후한 인사가 아니고서야 기금운용본부장 자리에 앉겠다는 현역 인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곽 전 대표를 비롯한 후보자 3인이 적임자로 뽑히지 못한 것이나, 재공모를 한다는 건 이미 돌았던 얘기”라며 “내부 검증을 통해 현 정부 코드에 맞는 인사를 찾아 올리고, 실제 선임되기까지 과정을 거치려면 올해가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1년 4개월 만에 풀려났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임명돼 ‘낙하산 논란’을 빚은 강면욱 전 CIO는 지난해 7월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돌연 사퇴한 바 있다.
이처럼 외부적인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2년이란 짧은 임기(1년 연임 가능)에 퇴임 후 3년간 유관업종 재취업 금지 등 조건도 CIO 지원의 걸림돌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연봉 인상을 비롯해 기금운용본부장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