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남극 해양미생물을 활용해 6개월간 혈액을 냉동 보관할 수 있는 혈액보존제가 개발됐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극지연구소 임정한 박사 연구팀은 해수부의 ‘양극해 미래자원 탐사 및 활용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 남극 로스해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대상으로 특성 연구를 진행하던 중 ‘슈도알테로모나스 종(Pseudoalteromonas sp. Strain CY01)’에서 얼음 성장 억제물질(항동결 바이오폴리머)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해 혈액 동결보존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수부는 극지연구소가 남극 해양미생물에서 찾아낸 신규 물질을 활용한 혈액 동결보존제 기술 상용화를 위해 27일 알테로바이오텍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한다.
혈액이 동결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얼음은 혈액의 적혈구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혈액의 보관과 수급에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이번에 개발한 동결보존제는 동결 시 세포로부터 수분을 흡수해 얼음 성장을 억제하고 세포의 생존능력을 유지하게 된다.
극지연구소는 이번에 개발한 혈액 동결보존제를 활용해 6개월간 혈액의 장기 냉동 보관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냉장 상태로 35일까지 가능했던 혈액의 보관 기간을 5배 이상 늘렸다. 항동결 바이오폴리머는 혈액의 냉동 보관에 사용되는 기존 물질인 글리세롤(Glycerol)에 비해 혈액 보존 효과가 크고 처리 과정도 간편하다.
전 세계 혈액 동결 보존제 시장 규모는 2023년 53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알테로바이오텍은 항동결 바이오폴리머가 타 혈액 동결보존제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전 세계 혈액 동결보존제 시장에서 10년 이내에 4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