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하 템플턴투신)이 뱅크론펀드 편입 미국기업 금리연동대출채권 문제를 뒤늦게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자 신뢰 하락은 물론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의 합병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뱅크론펀드)를 운용 중인 템플턴투신은 지난 21일 주요 판매사 관계자들에게 ‘미국 금리연동(플러스) 펀드 기준가 하락 예정 안내’ 공문을 배포했다.
펀드에 편입한 미국 기업 Appvion사의 금리연동 대출채권을 비상장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17년 7월 파산 위험에 직면한 Appvion사는 같은 해 10월 2일부로 미국 파산법에 따라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약 8개월 만인 지난 13일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대출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템플턴투신은 자체 평가한 Appvion의 출자전환 주식가격을 펀드 기준가에 반영 시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 모투자신탁’과 ‘미국 금리연동 플러스 특별자산 모투자신탁’의 기준가격이 5%, 3%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종목의 주가가 초기 평가 이후 60%나 디스카운트된 영향이다.
판매사들은 지난해 7월 부도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뒷북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판매사 관계자는 “템플턴투신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뱅크론펀드에 대해 금리 인상 테마 최대 수혜 상품이라는 홍보 글만 무성하다”며 “펀드 내 편입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들이 현재라도 펀드에 가입하면 피해가 예상된다”며 “템플턴은 관련한 문의를 곧 합병을 앞둔 삼성 측에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운용과 템플턴투신 한국법인은 오는 8월 초 합병을 앞두고 있다. 가뜩이나 삼성증권 유령주식 매도 사건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시점에 삼성자산운용 또한 뱅크론펀드 사후관리를 떠맡게 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삼성운용도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섰다.
템플턴투신 고위 관계자는 “보유한 종목에서 이자를 매달 받아왔기 때문에 디폴트에 빠졌다거나 부도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운용사 입장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판매사들에게 통보했겠지만, 정상적 과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굳이 알리지 않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증권, 운용업과 인연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삼성증권은 유령주식 사건으로 창립이후 최대 어려움을 겪고, 분사 이후 야심차게 템플턴운용을 인수해 재도약 하려는 삼성액티브운용 역시 인수에 앞서 애물단지를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운용사들의 합병을 최종 승인하는 금융감독원 역시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뱅크론펀드 관련 문제가 추후 합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