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실효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며 금융위기 이후 10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승폭도 조사대상국 61개국 가운데 7위에 올랐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 기대감 등에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됐고 6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원·달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6월 실질실효환율은 하락반전할 것으로 보인다.
월별 상승률도 홍콩(1.50%), 페루(1.35%), 필리핀(1.27%)에 이어 7위에 올랐다. 상승률 1위는 미국(3.15%)이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주변국인 중국은 0.74%(0.94포인트) 올라 61개국 가운데 상승률 11위에 올랐다. 반면 일본은 0.21%(0.1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위안·원 실질실효환율은 90.54로 넉달연속 올랐고, 엔·원 실질실효환율도 154.66을 보이며 2년반만에 가장 높았던 1월(155.98)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유로지역 실질실효환율도 전월대비 0.83%(0.81포인트) 떨어진 96.49를 기록했다. 이는 61개국중 하락률 기준 17위에 오른 것이다.
한편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0.8%(8.63원) 오른 1076.39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5월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를 여타통화들은 약세를 보인때다. 미국 실질실효환율이 가장 크게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원화는 강세 기대감이 여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한국의 무역가중치 비중이 큰 유로화와 위안화, 엔화가 원화보다 약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6월 들어서는 원화가 많이 약했다(원·달러 환율 상승). 6월 실질실효환율은 되돌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