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2019년 뭄바이에 이어 델리와 벵갈루루에도 매장을 낼 예정이며, 2025년까지 인도 전역에 25곳의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패트릭 안토니 이케아 인도지사 부사장은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다채널 접근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온라인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9년부터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의 가정용 가구 시장은 현재 세계에서 14번째로 큰 시장이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2022년까지 인도의 가구 시장이 270억 달러(약 29조94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설팅 기업인 와지르어드바이스에 따르면 2016~2021년 사이 인도 가구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13%에 달할 전망이다. 안토니 부사장은 “인도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새 주택이 늘고 있다”며 “집에서 음식을 준비해 친구, 가족과 함께 나누는 문화는 인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철저한 준비를 갖춘 이케아가 선진 서비스를 선보이며 가구 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이케아는 무려 6년간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으려 노력했다. 2013년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뒤에는 인도 소비자들의 기호를 조사하는 데 4년을 투자했다. 이케아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식당 메뉴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지역 특성을 적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단단한 매트리스를 선호하는 인도인들의 기호에 맞춘 제품을 준비하는가 하면, 매트리스 사이에 코코넛 층을 더해 무더운 인도의 여름에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했다. 주벤시오 멧추 이케아 인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지 고객의 생활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800가구가 넘는 집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케아 내부에는 1000석 규모의 레스토랑도 입점한다. 인도 정부와 레스토랑 입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한 끝에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레스토랑에도 이케아의 현지화 전략이 숨어 있다. 이케아 레스토랑의 대표 음식은 미트볼이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인도에서는 채소와 닭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내놓는다. 인도식 튀김 만두인 사모사도 메뉴에 포함했다.
이케아가 인도 진출에서 내세운 건 단연 저렴한 가격이다. 하이데라바드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15%는 우리나라 돈으로 32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평균 연봉이 2000달러인 인도의 고객들을 겨냥해 1달러 미만의 제품도 판매한다.
존 아킬리아 이케아 인도 판매부장은 “가격 부담을 줄이는 데 있어 인도는 가장 어려운 시장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아킬리아 판매부장은 “인도 중산층에게 이미 이케아는 잘 알려진 브랜드”라며 “하이데라바드에 설치한 체험 공간에 벌써 수천 명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데라바드 매장에 매년 700만 명의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소미야 아디라유 애널리스트는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물건) 문화는 인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배송과 조립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케아도 인도 소비자의 이 같은 성향을 반영해 가정용 심부름 앱인 어반클랩과 손잡고 조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반클랩은 욕실 청소와 화장, 기계 수리 등 다양한 고객의 심부름을 대신 수행해 주는 앱이다. 어반클랩 담당자는 “이케아 가구를 산 고객이 어반클랩에서 가구 조립을 신청하면 이케아에서 조립 교육을 받은 직원이 파견돼 설치를 도와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안토니 부사장은 “매장 하나를 여는 것이지만, 이는 인도 시장 전체에 진입하는 매우 새로운 일”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