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만에 2%대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급등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인플레 상승의 전조일지 지켜볼 일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2% 오른 104.40(2010년 100 기준)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2.2%) 이후 처음으로 2%대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전월비로는 0.2% 올라 2월(0.4%) 이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생산자물가 근원인플레라 할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이외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1.9% 올랐다. 올 1월 1.2%를 기록한 이래 5개월째 1%대 흐름이지만 2%에 바싹 다가선 모습이다.
이는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5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74.41달러를 기록해 2014년 11월(77.09달러) 이후 3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46.7% 급등한 것으로 작년 2월(88.4%) 이후 1년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전월비로도 9.0% 올라 전년 11월(9.5%) 이후 반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을 제외한 공산품, 전력 가스 및 수도, 서비스가 일제히 상승했다(전월대비 기준, 이하 동일). 작황호조와 본격 출하가 시작되면서 참외(-35.6%)와 감자(-44.6%), 배추(-21.4%)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행락철을 맞아 돼지고기(7.3%)는 올랐다.
유가상승 여파에 나프타(11.7%), 경유(5.9%), 휘발유(6.7%) 등 석탄 및 석유제품과 부타디엔(10.8%) 등 화학제품이 올랐다. 반면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심화로 TV용 액정표시장치(LCD)(-5.7%)를 중심으로 한 전기 및 전자기기는 하락했다.
음식점 및 숙박(0.4%)과 운수(0.2%)는 올랐고, 전력 가스 및 수도는 산업용 도시가스요금 인상에 0.3%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들은 “유가 상승에 공산품 가격이 오른 것이 생산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공산품 비중이 큰 근원생산자물가도 같은 이유에서 올랐다”며 “유가는 물론 환율, 농산물 작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승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 품목과 차이를 보이는데다 선행성 역시 약화했다”며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소비자물가에 꼭 1대 1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