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해외 소매업체의 진출이 늘고 있다. 시장개방과 경제 성장 덕분에 베트남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최근 소개했다.
한국에서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올해 1월 호찌민시에 1호 매장을 열며 베트남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GS리테일은 연말까지 50개 매장을 열고 향후 10년 안에 2500곳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호찌민시 외곽에 3㏊(약 3만 ㎡) 크기의 매장을 열고 다양한 음식과 의류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 첫 매장의 성공에 힘입어 앞으로 10개 매장을 더 열 전망이다. 롯데마트도 현재 13개에서 87개로 매장을 늘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도 적극적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는 2027년까지 베트남에 10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태국의 B’s마트는 3000개 지점을 열겠다고 밝혔다.
해외 소매기업이 베트남 진출에 강세를 보이는 것은 2009년부터이다. 당시 베트남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2년 만에 소매업에 대한 외국인의 100% 소유를 허용했다. 2016년에는 500㎡ 이하의 상점을 열기 위한 규제장벽이 낮아지면서 해외 편의점 체인 진출을 유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베트남은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보다 시장 개방성이 높다.
경제성장으로 소비자들이 식료품에 높은 가격을 지급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었다는 점도 베트남 진출을 부추겼다. 베트남은 매년 7%대 성장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385달러(약 263만 원)에 달했다. 호찌민시는 5000달러 이상이다.
현재 슈퍼마켓·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베트남 식료품 판매의 5.4%에 불과하지만 이는 오히려 외국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GD리서치는 베트남 편의점 시장이 2021년까지 연평균 15.8% 성장할 것이라면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보다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현지 업체들도 사업을 확장하며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베트남 최대 부동산기업 빈그룹 산하 편의점 브랜드 빈마트는 2020년까지 4000개 매장을 열어 네트워크를 4배로 확장할 계획이다. 베트남 최대 휴대전화 소매업체 모바일월드는 3년 만에 375개 슈퍼마켓 매장을 열었으며 올해 말까지 이를 5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응우옌 죽 타이 모바일월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은 수천 개의 현대적인 소매점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매장을 짓는다면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