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20일까지 1박 2일 체류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는 이번 방중 기간 싱가포르에서 12일 열린 북미정상회담 내용을 시 주석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이날 오전 북한의 특별기 2대가 착륙했다. 그중 1대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전용차 등을 운반했던 화물기였다.
김정은 일행을 태운 차량은 공항을 떠나 국빈관인 댜오위타이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3월 베이징, 5월 랴오닝성 다롄을 잇달아 방문했다. 단기간에 연속으로 방중한 것은 후원자가 될 중국과의 관계를 과시해 미국과의 비핵화와 제재 완화 협상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북한은 이번 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있다. 앞서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정책을 문서로 표명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경제 제재를 지속하는 등 비핵화 전까지 압력을 가하겠다는 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미 고위급 회담에 앞서 중국에서 유연한 대응을 끌어내 미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비행기로 베이징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베이징 방문 당시 그는 아버지 김정일처럼 철도를 사용했다.
미국 CNN방송은 김 위원장이 권좌에 오른 이후 첫 6년간 해외를 한 번도 나가지 않다가 올 들어서는 3개월 만에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에 주목했다. 또 CNN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김 위원장의 방문 소식을 보도했다며 중국이나 북한 국영 언론매체는 북한 지도자의 방문 전이나 도중 이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 보도는 이례적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김 위원장의 방문 시점은 환영할만하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더욱 격화하는 가운데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2000억 달러(약 221조 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이는 지난주 자신이 발표한 500억 달러 대중국 관세에 대해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하려 하자 새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